[프로농구]챔피언결정전 '악'만 남았다

  • 입력 2001년 4월 4일 18시 58분


‘헉헉!’

정규리그 45경기에다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삼성 썬더스와 LG 세이커스 선수들은 자금 지칠대로 지쳤다.

3차전까지 치른 것도 그나마 남은 체력을 아끼고 또 아껴 마지막까지 불사른 투혼. 체력의 한계치를 넘은 선수들은 이제 허리를 구부린 채 ‘헉헉’대기 일쑤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팀의 우승 조타수역을 포기할 수 없는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게 ‘펄펄’ 뛸 것을 강요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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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을 괴롭히는 것은 부상에 대한 공포. 이미 삼성의 이규섭이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부상으로 벤치에 앉아있는 가운데 챔프전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양 팀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봐도 삼성은 이미 ‘부상병동’이다. 팀 전력의 핵인 주희정이 2차전에서 평소 좋지 않던 왼쪽 발목을 삐끗한 뒤 3차전에서 또 다시 접질려 벤치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 식스맨에서 주전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강혁도 플레이오프에서의 골반 부상에 이어 3차전에서는 코트에 나뒹굴며 팔목에 심한 충격을 받았다. 아티머스 맥클래리도 무릎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 시즌중 부상으로 한달을 쉬었던 문경은도 보호대를 하고 있는 오른쪽 무릎의 통증이 심해졌다.

LG도 상황은 마찬가지. 조우현이 3차전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코트에 쓰러진 뒤 상대 선수에게 깔려 왼쪽 눈밑과 턱밑을 40바늘이나 꿰매는 부상을 했다. LG 공격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조성원도 몸이 만신창이다. 경기마다 상대 선수들이 자신을 표적으로 몸을 던지다시피하는 극성스러운 수비를 펼치는 탓에 온몸이 결리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 여기에다 LG는 삼성보다 플레이오프에서 1경기를 더 치러 주전들의 전체적인 체력이 고갈상태에 있는 것도 코칭스태프가 선수기용에 고심하는 요인이다.

체력은 바닥났고 보여줄 것은 이미 다 보여준 삼성과 LG. 과연 어느 팀이 최후의 무기인 ‘정신력’에서 승리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까.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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