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실적 예상치가 확정치와 크게 어긋남에 따라 투자자들은 각 증권사가 내놓는 투자의견도 아주 주의해서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증권사 종목분석가들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을 예상해 적정주가를 산정하기 때문이다.
▽과녁을 벗어난 실적 예상〓현대와 삼성 대우증권 등 3대 증권사의 작년초 매출 추정치는 실제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아 추정치를 적게 잡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반면 순이익 추정치는 너무 높게 전망해 실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예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순이익 추정치가 실제보다 3배 정도나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증권은 순이익 추정치가 다른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나았다.
증권업계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추정치와 확정치의 차이가 10%이내여야 해당 분석가의 조사능력에 믿음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추정치를 작성한 시점이 작년 9월이어서 다른 증권사보다 매출 예상치의 정확도가 뛰어났다.
▽이해못할 정도의 차이〓대우증권은 금호전기 작년 매출액을 1245억원으로 봤다. 하지만 실제 매출액은 609억원에 그쳤다. A증권사의 조사팀장은 “금호전기와 같은 전통적 업체의 매출 추정이 이렇게 틀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은 한국가스공사의 작년 매출액을 625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매출액은 6조1119억원에 이르렀다. 순이익도 예상치는 272억원이었지만 확정치는 945억원으로 4배 넘게 차이났다.
삼성증권은 아남반도체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각각 9792억원과 ―354억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 매출액과 순이익은 5737억원과 108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적자를 볼 것이라고 예견한 업체가 1000억원이상의 흑자를 낸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경상이익과 순익은 환율과 금리 회계처리 등의 요인으로 정확하게 추정하는게 아주 어렵다”면서도 “반도체 가격변수나 컴퓨터시장의 침체 등의 특별한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는데도 추정치가 크게 틀리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감안할 사항〓증권사 내부에서도 추정치를 놓고 해당 분석가에 대해 고과를 매기지 않는다. 업종간 차이가 워낙 크고 주가 역시 기업 내부요인 이외에 시장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추정치나 투자의견을 비판적으로 참고해야 한다. 요즘은 많은 증권사들이 월간이나 분기 단위로 추정치를 변경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바뀌는 수치 자체 보다는 특정 종목의 방향성을 따져봐야 한다.
또 분석가의 투자의견은 남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점을 발견해 알린다는 차원에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D증권사 조사부장은 “실적항목 중에서 경상이익이나 순이익보다 영업이익을 우선적으로 보면서 변화추세를 점검하는게 좋다”고 충고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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