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신진식 스피드냐 길슨 파괴력이냐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49분


'스피드' 신진식 VS '파괴력' 길슨
'스피드' 신진식 VS '파괴력' 길슨
‘전쟁은 시작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거포 신진식(26·삼성화재)과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으로 이미 일본 배구를 평정한 국내 배구 용병 1호 길슨(33·현대자동차).

지난달 31일 개막된 V코리아 세미프로리그에서 둘은 ‘장군 멍군’을 주고받았다.

먼저 ‘장군’을 부른 쪽은 신진식. 개막전 첫 맞대결에서 신진식은 비록 개인 득점에서는 길슨에게 16점이 뒤졌지만 팀 승리의 선봉장이 되며 길슨의 코를 납작하게 해줬다. 특히 신진식은 어깨근육 부상으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는데도 자신이 올 슈퍼리그에서 기록한 평균 득점과 같은 19점을 따내 ‘슈퍼스타’다운 모습을 과시했다.길슨도 경기 후 신진식에 대해 “역시 한국 최고 선수다웠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25만달러의 거액을 받는 최고의 용병답게 길슨은 5일 만에 신진식을 향해 ‘멍군’을 외쳤다. 5일 LG화재전에서 길슨은 6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일단 신진식이 갖고 있던 국내 한 경기 최다 서브득점 기록(5점)을 갈아 치웠다.

또 이 경기에서 42점을 따내 단숨에 한양대 이경수의 51점에 이어 국내 한 경기 최다득점기록 2위에 뛰어 올랐다. 2경기에서 보여준 길슨의 한 경기 평균 득점은 38.5점. 이는 올 슈퍼리그에서 공격1위를 차지한 이경수의 한 경기 평균득점(27점)보다도 무려 11.5점이나 많은 것으로 ‘득점 기계’라는 평을 받을 정도.

이에 대해 신진식은 “첫 경기에서 직접 받아 본 길슨의 스파이크는 손이 시뻘겋게 될 정도로 파워가 엄청났다”면서도 “다음번 맞대결까지 몸을 정상으로 만들어 길슨과 파워대결을 벌이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전문가들은 “길슨이 스파이크의 파워와 블로킹에서는 신진식보다 근소한 우위에 있다”며 “하지만 스파이크의 스피드와 경기 센스에 있어서는 신진식이 오히려 한수 위”라고 평가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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