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달용 경기 파주시장이 최근 ‘구제역’을 소재로 자작시를 발표해 화제. 송시장은 “어미가 걸리면 멀쩡한 새끼도 도살 처분되어야 하고 내 집에 발병하면 이웃집 소들도 도살 처분하는 무자비한 구제역이 원망스럽기만 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시로 표현해 농민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시장은 지난해 3월 구제역 발생 이후 같은 해 8월 이 시를 지은 뒤 발표하지 않았다가 지난달 28일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구제역 방지 교육장에서 파주시의 방역사례를 소개한 뒤 당시의 심경을 이 시로 표현했다. 다음은 송시장의 시 일부분.
‘구제역(口蹄疫)’
고칠 수 없는 병든 것들은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하지만
이웃집에 병이 났다고
한밤중에 영문도 모르고
따라 갔다가
내가 왜 죽어야 하는가
몸부림 쳐도 죽어야만 했다.
돌 뿌리에 채면서
엄마 뒤를 졸졸 따라가
엄마와 같이 애처롭게 죽어야 했다.
〓〓중략〓〓
소리쳐 통곡해도
허공 속의 메아리로
불치병(不治病)의 비운(悲運)으로 남는 것이
구제역이란 말인가.
<파주〓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