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결산(상)]뜨고…지고…코트 '물갈이'

  • 입력 2001년 4월 9일 18시 26분


‘열흘 붉은 꽃은 없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뜨고 진 팀이나 선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팀은 명가 몰락 속에 신흥 강호가 등장했고 선수는 주희정(삼성)으로 대표되는 신세대 스타들이 전면에 나섰다. 6일 막을 내린 올시즌 프로농구의 특징을 되짚어 본다.

▽신흥 명문의 부상〓삼성 썬더스와 LG 세이커스는 올시즌 챔피언 결정전이 창단이후 첫 경험. 삼성은 코칭스태프의 용병술과 용병, 신인선수 영입 성공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LG도 팀 컬러를 공격적으로 혁신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 꼴찌에서 정규리그 5위로 뛰어오른 신세기 빅스의 선전도 인상적.

▽전통 명가의 몰락〓현대 걸리버스의 침몰은 의외.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3연패와 두 차례나 챔피언에 올랐던 현대는 6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으나 전력의 조직화에 실패하며 준결승 문턱에서 미끌어졌다.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삼보 엑써스도 원년 이후 처음 플레이오프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세대교체의 신호탄〓프로 3년차로 플레이오프 MVP에 오른 주희정은 수상소감을 묻자 “강동희, 이상민선배가 10층까지 올라갔다면 나는 아직 1층에 머물러 있다”는 재미있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이미 프로농구 1, 2세대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허재(삼보) 강동희(기아) 이상민(현대) 등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면 주희정은 ‘높이 나는 것’만을 남겨뒀다. 조우현(LG)과 김성철(SBS)도 세대 교체의 주역 중 한명.

반면 서장훈(SK) 전희철(동양) 현주엽(골드뱅크) 등은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며 이름값도 못했다.

▽주전급 식스맨 전성시대〓식스맨은 말 그대로 주전의 빈자리를 메우는 조연. 하지만 올시즌 강혁 김희선(삼성) 이정래(LG)의 맹활약은 각 팀에서 시즌 운용 전략을 다시 짜게 할 만큼 프로농구의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군 입대 선수〓대학졸업 뒤 대학원에 진학, 입대가 늦춰졌던 현주엽 신기성(삼보) 강혁 김성철 조상현(SK) 조동현(신세기)이 조만간 입대 대상. 하지만 각 팀의 내년 시즌 구상에 따라 일부 선수의 입대가 한차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