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차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총회 참석차 일본 도쿄를 방문중인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9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통상마찰을 막기 위해 현대차가 외제차를 수입해 택시회사에 임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부총리는 현대차 이계안(李啓安) 사장과 이같은 방안을 협의했으며 현대차는 수익성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이같은 정부방침에 대해 “구조조정기에 들어선 한국자동차업계로서는 때이른 조치”라며 이의를 나타냈다.
자공협 김소림부장은 “대우차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 넘어갈 경우 르노삼성과 더불어 국내시장의 30%가 외국계 자본의 지배를 받게 되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가 더욱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웨인첨리 사장도 “현재 수입차 문제는 수입이나 유통의 문제가 아니라 수입차를 사면 비애국적이라는 소비자 인식의 문제”라며 진부총리 발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루디슐레이스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한국기자들을 만나 “대우차를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중”이라며 “그러나 여러 변수 때문에 상반기안에 구체적인 입장표명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원재·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