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 프로야구단 유치도 좋지만…

  • 입력 2001년 4월 10일 00시 02분


“집토끼도 못기르면서 산토끼 잡으러 다닌다.”

울산시가 울산 유일의 고교 야구팀 신정고(교장 김종태·金鍾台·57) 야구부가 지난 1월부터 선수가 4명 밖에 남지 않아 해체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을 수수방관하면서 최근 해태 프로야구단 연고지 유치에 나서자 시민들이 이 같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는 모그룹의 경영악화로 현재 매각이 검토되고 있는 호남연고의 해태 타이거스 연고지를 울산으로 해 줄 것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 요청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요청서에서 “울산은 오는 6월 대륙간컵과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2005년 제86회 전국체육대회 개최도시로 스포츠열기가 높은데다 올해부터 608억원을 들여 오는 2005년까지 2만1000여석의 최신식 야구장이 건립되는 등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해태 프로야구단 연고지 유치에는 울산을 비롯, 전남 여수시 경남 마산시 등 4∼5개 도시가 나서고 있으나 광주지역 시민 사회단체 대표들은 해태의 연고지 이전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울산시는 97년 10월 창단된 신정고 야구부가 감독과 일부 선수들과의 불화 등으로 지난 1월부터 선수들의 훈련캠프 이탈이 계속돼 현재 선수 4명만 남아 있는 등 해체위기를 맞고 있지만 중재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 체육계 인사는 “울산시가 광주시 등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는 해태 야구단 연고지 유치에 주력할게 아니라 기존 아마추어 야구팀을 적극 지원해 신생 프로야구단이 탄생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신정고 야구부 파행운영은 시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어서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울산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이 생기면 아마추어 야구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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