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美 기업실적악화 “부담”…추가금리인하 “호재”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56분


미국 증시에는 요즘 기업 실적악화에 대한 부담과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다. 1분기 실적발표기간(earning season) 중 대형기업들의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올 경우 3대 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5월 정기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은 지수방어의 ‘수호신’이 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실적악화 우려와 금리인하 기대감간의 힘겨루기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 실적발표, 미증시 압박〓이번주부터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인텔 포드 GE GM 등 초대형 핵심기업의 1분기 실적이 차례로 발표된다. 문제는 상당수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라는 것. 미국 퍼스트콜은 이미 70% 이상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0일 발표되는 세계 2위 휴대전화 업체 모토로라의 실적은 통신장비 반도체 등 기술주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 증권사들의 잇따른 실적악화 경고를 감안해볼 때 시장에 타격을 줄 소지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1일 발표되는 세계 최대 포털 야후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특히 업종 대표종목의 경우 그 파급효과가 다른 종목에 비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기대감〓1분기 제로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미국경기가 급속하게 냉각되면서 월가에는 5월15일 정기 FOMC 이전에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FRB의 로버트 맥티어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는 9일 미국의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급격한 경기둔화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며 “5월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으며 정기 FOMC 이전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이 FRB의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13일부터 시작되는 부활절 연휴가 끝난 직후에 0.5% 정도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3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 등이 발표되는 12일에는 금리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과장은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미국시장은 물론 국내 증시에도 단기 급반등을 이끌어낼 대형호재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경기가 경기침체라는 큰 사이클에 걸려 있어 금리인하 효과가 나오는 하반기 이후에나 미국증시의 대세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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