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李富榮)한나라당의원은 엊그제 충남대 행정대학원 강연에서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를 이렇게 비난했다. “강력하게 표출된 김영삼씨의 영남지역할거주의, 김대중씨의 호남지역할거주의에 편승하여 자신이 충청지역의 맹주가 된 대가로, 충청지역민들을 동서 지역할거주의의 들러리로 전락시킨 주인공이 바로 김씨다. 집권을 위해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씨 사이에서 김종필씨는 이른바 지역 민심을 내세워 실속을 챙기는 ‘개평 정치’를 계속해온 셈이다.”
▷한마디로 김씨는 ‘개평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니 자민련이 어찌 못들은 척하겠는가. 하여 서둘러 논평을 하였는 즉 그 요지는 “JP는 조국근대화와 민족중흥의 기치 아래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룩했다. 이부영의원 당신은 조국근대화 과정에서 삽질 한번이라도 했는가”다.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아직 젖내가 남)한 자의 비열한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기야 요즘 JP가 좀 잘 나가는가. DJP공조를 내세워 수하(手下)에 넉넉하게 장관자리도 마련해주고, 다음 대선의 ‘킹 메이커’도 따 놓은 당상일진대 개평꾼이라니, 이런 고얀! 할 만도 하겠다. 하나 JP가 근대화에 삽질은 했다고 할지언정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없다면 논평의 제목을 ‘이부영의원의 반민주적 작태’라고 붙인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어쨌든 서산을 아무리 벌겋게 물들인다 한들 해는 지기 마련이니 새 아침의 정치를 기다려 볼밖에.
<전진우논설위원>young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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