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3월말까지 급락세를 보였던 나스닥지수가 이달 들어 15%에 가까운 폭등세를 보이는 것은 첨단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3월말 현재 사상최고치 대비 3분의 2이상 가치를 잃었던 나스닥지수는 5일 8.90% 폭등한데 이어 이날 6.09% 올랐다.
이날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시스코시스템스(8%) 선마이크로시스템스(10%) 마이크로소프트(4%) 등 대형 첨단주들이며 인텔(6%) 텍사스인스트루먼트(7%) 등 반도체주의 상승도 두드러졌다. 주요 반도체 업체의 종합주가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9%나 뛰어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특별한 재료가 없었는데도 주가가 폭등한 점에 주목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가 그만큼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세인트루이스은행의 윌리엄 풀 총재는 이날 “최근 주택매매나 자동차판매 동향을 보면 경기 침체와 거리가 멀다”면서 “올해말까지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은 50% 이상이며 그보다 더 빠른 속도의 경제회복이 이뤄질 가능성은 25%”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주부터 기업들의 2·4분기(4∼6월) 실적이 발표되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의 수익 악화 경고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으므로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 급등락이 거듭됐던 만큼 이틀간의 폭등만을 놓고 장기적인 상승을 전망하기는 힘들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프루덴셜 증권의 브라이언 피스코로스키 분석가는 “증시가 아직 바닥권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우려가 계속 투자자들을 짓누르고 있다”면서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몇 번의 상승세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2일 발표되는 3월 소매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가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들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올 경우 FRB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이전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