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과서 재수정 기대"…김대통령 왜곡문제 첫 언급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28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1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관련해 “한국 국민이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교과서 채택 과정이나 새로운 수정 과정을 통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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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이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이날 한일경제협회의 후지무라 마사야(藤村正哉) 회장 등 일본측 회장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98년 한일 정상회담 때 일본이 젊은 세대의 역사인식을 심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그러나 이번 역사교과서 검정 문제는 이 같은 공동선언의 정신에 비추어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역사 인식 문제는 과거 문제지만 양국 국민간 관계를 결정하는 근본 문제”라며 “일본의 양식 있는 여러분이 노력해서 한일 양국 국민간의 친선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한편 한완상(韓完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이 시정될 때까지 대책반을 상설 운영하기로 했다”며 “대책반과 함께 일본전문가 역사학자 언론계 등 각계 인사 10여명으로 자문위원회도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책반은 김상권(金相權) 교육부차관이 반장을, 임성준(任晟準)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부반장을 맡고 청와대 외교부 국무조정실 문화관광부 국정홍보처 국장급이 참여한다. 대책반은 12일 오전 교육부에서 1차 회의를 갖고 일시 귀국한 최상룡(崔相龍) 주일대사로부터 일본 역사교과서 검정통과 과정과 일본 정계 학계 시민단체의 반응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반은 또 교과서 정밀검토결과가 20일경 나오면 일본측에 재수정을 요구하는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은 최 대사로부터 교과서문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 문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분노가 일본측에 전달되지 못했다는 우려가 있다”며 “본국의 분위기를 잘 파악해 대일 활동에 참조하라”고 지시했다.

최 대사는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우리의 견해를 (일본측에)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이번에 적절한 지침을 내려주면 돌아가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모·부형권기자>ysmo@donga.com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카드의 실효성 여부
대응 카드기대 효과 우려 사항
주일대사 일시귀국(사실상 소환)-외교적 불만 강력 표출
-일본, 사태 심각성 인식
-일본, 반응없을 경우 국내 불만 더욱 고조
상설 대책반 운영-국가적 중대사안임을 반영
-결말을 본다는 인상
-국민감정 달래기에 한계
-유명무실해질 가능성
왜곡내용 재수정 요구-사태의 궁극적 해결책-일본, 불가 방침 이미 발표
-일본정국 불안정 등 장애요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일본의 국제적 노력에 제동-시기상조라는 인식
-미국 등 우방 관계 고려해야
중국 북한과의 연대-남북한과 중국의 공동연대는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 -일본을 ‘공동의 적’으로 몰아 더 큰 손실 가능성
우익교과서 불채택 운동-문제를 우익세력으로 명확히 하는 효과-정부 차원의 대응은 내정간섭의 빌미 제공
국제회의 등에서의 비판 -국제적 여론 환기-왜곡내용 수정에 효과 없음
일본 문화개방 중단-다른 외교현안과 연계함으로써 강경대응 인상-한국이 결정한 사항으로 자가당착으로 비쳐질 가능성
천황 호칭 변경-일본을 감정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카드-일본 국민 전체를 적으로 만들어 불필요한 확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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