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분실물 손수 갖다준 버스기사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28분


저희 시어머님은 강원 영월군 서면 쌍룡리에 살고 계신다. 버스가 하루 네 번밖에 다니지 않을 정도로 외진 곳이다. 며칠 전 어머님께서는 처음으로 혼자 버스를 타고 마을 목욕탕에 다녀오셨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농협공판장에서 산 과자 봉지를 버스에 그냥 놓고 내리셨다고 한다. 몹시 언짢아하시던 어머님은 그러나 한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어떤 세상인데 이런 기사님이 다 계시냐”며 기뻐하셨다. 버스 운전기사가 시골 촌로가 버스에 놓고 내린 비닐봉지를 마을회관에 맡기며 어머님의 생김새를 자세히 설명하고는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영월군 영월읍 대영운수의 기사분께 감사드린다.

조 경 순(충북 제천시 장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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