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한나라 보수의원들의 불만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37분


한나라당 내 보수의원 모임이 보혁 갈등 속에 무산되자 이를 추진했던 중진 의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임의 취지가 잘못 전해졌다는 게 불만의 골자. 자신들은 당초 개헌 논의가 지나치게 과장돼 이를 바로잡자는 뜻에서 모임을 추진했는데 공교롭게 국가보안법 개정 시비에 휘말리면서 당내 파벌의 한 축인 것처럼 매도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만류로 준비 모임이 하루 전에 취소돼 자신들이 이총재의 원격 조정을 받는 것처럼 알려진 것에 대해 불쾌해 했다.

모임 추진에 관여했던 최병렬(崔秉烈)부총재는 11일 “당이 개헌론 등으로 어수선해 당의 중심을 잡기 위해 몇몇 중진들이 의견을 나누던 중이었는데 엉뚱하게도 마치 우리가 젊은 의원들의 개혁 작업을 막으려는 세력으로 오해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어디 이총재가 하란다고 하고, 하지 말란다고 하지 않을 사람이냐”며 “모임 취소는 이총재의 만류 때문이 아니라 모임을 둘러싸고 여러 억측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용갑(金容甲)의원은 “개헌론으로 나라가 시끄럽기에 국정 경험이 있는 중진들이 모여 ‘지금이 개헌을 할 때냐’는 여론을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때가 되면 다시 모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춘(金淇春)의원도 “개헌을 반대하는 게 보안법 개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본말이 전도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경식(辛卿植)의원은 “모임의 취지와 관계없이 모임 자체가 당 분열 양상으로 비쳐져 앞으로 같은 모임을 다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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