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진필중-리베라 "소방대장은 나"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45분


리베라 vs 진필중
리베라 vs 진필중
‘불 끄는 것은 내게 맡겨라.’

시즌 초반부터 구원왕 경쟁이 거세게 불붙고 있다. 두산 진필중(29)과 삼성 벤 리베라(32)가 눈터지는 세이브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

이들은 10일 현재 나란히 3세이브포인트(SP)를 기록, 이 부문에서 공동 선두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진필중은 수원 현대전에서 팀이 6―4로 앞선 8회말 2사 1,2루에서 등판,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지켜냈다. 여기에 뒤질세라 리베라 역시 같은 날 인천 SK전에서 1점차로 팀이 간신히 리드한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앞세워 말끔하게 설거지를 마쳤다.

토종이 판쳤던 구원왕 레이스에서 외국인 투수가 낀 것은 올 시즌이 처음. 지난 시즌 진필중은 47SP를 마크, 임창용(삼성)을 제치고 2년 연속 최고 구원투수에 등극했다. 진필중은 올해에도 리베라에 맞서 사상 첫 3연속 구원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힘을 앞세운 피칭에서 컨트롤 위주로 던지라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에 따라 정교한 제구력을 기르는데 주력하는 상황. 진필중은 “투구 감각이 그 어느 때보다 최상”이라면서 “누구도 아닌 나와의 싸움일 뿐”이라고 타이틀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농구 코트에서나 어울리는 신장 2m1의 정통파 투수 리베라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시속 150㎞대의 강속구가 주무기. 97년 대만리그에서 뛰었으며 98∼99년에는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활약, 퍼시픽리그 세이브왕에 오르기도 했다. 도미니카 국적으로 대만 일본을 거치면서 동양 문화에 익숙해 있어 한국 그라운드에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세이브의 경우 팀 성적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전력이 우위에 있는 삼성의 리베라가 유리한 상황. 전문가들은 지키는 입장의 진필중이 오히려 쫓아가는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17일부터 시작되는 두산과 삼성의 잠실 3연전은 진필중과 리베라의 초반 기싸움으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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