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혁아.” 동료들은 애처롭게 이름을 불러봤지만 한해가 지났어도 그는 아직 의식이 없었다. 아버지 임윤빈씨는 “병원측에선 ‘평생 깨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앞으로 몇십 년을 이렇게 지내야 할지…”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임수혁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코로 음식물을 섭취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뇌를 제외한 다른 신체기능은 정상. 합병증이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아버지 임씨는 “어차피 이런 상태가 장기화될 게 뻔하니까 올 여름엔 위에다 직접 음식물 튜브를 연결하는 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달에 300만원 정도 되는 치료비는 롯데구단이 전액부담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올해부터 구단이 그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는 바람에 월급이 나오지 않는 데 대해 다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
작은 도움이나마 주기 위해 롯데에선 이번에 조촐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18일을 ‘임수혁의 날’로 정하고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LG전의 입장료 수익금 전액을 치료비에 보태기로 한 것. 이 경기엔 임수혁의 일곱살짜리 아들 세현이가 시구를 할 예정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