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축구 안양 LG의 구리 훈련장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최원권 최태욱 박용호 등 고졸 2년차와 고졸 새내기 박성호 등이 스타팅으로 나서 팀이 아디다스컵에서 A조 선두로 나서는 등 상승세를 달리자 기존 주전들이 ‘이러다 벤치를 계속 지키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가슴을 졸이며 더욱 열심히 훈련에 매달리고 있는 것.
정광민과 한상구가 그 좋은 예. 정광민은 최용수가 일본에 진출한 뒤 사실상 팀 최고 스트라이커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경기에 출전했을 땐 게임이 잘 안풀리는 데다 최태욱과 박성호 등 신예들이 계속 기용되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29경기에 나와 팀의 수비를 책임졌던 한상구도 마찬가지. 박용호와 입단 동기인 수비수 김동진은 연습경기에서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려고 하다가 실수를 연발해 오히려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런 팀 분위기에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는 사람은 조광래 감독. 요즘 조감독의 입가엔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줘 팀 전력 향상을 꾀했는데 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는 데다 ‘선의의 경쟁’까지 유발시켜 다른 선수들에게 자극제로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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