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온 한국화가 오용길(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55)이 3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 제1전시실(02―580―1641)과 20일부터 5월4일까지 논현동 청작화랑(02―549―3112). 예술의전당에는 100호 이상의 대작 35점이, 청작화랑에는 10∼60호 25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남도 지리산자락인 구례군 산동마을과 하동 쌍계사, 그리고 울릉도 도동항 등 전국의 산하를 다니면서 진귀한 풍경들을 스케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묵담채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출품작은 서양의 풍경화에 맞닿아 있으면서도 운필(運筆)을 통해 한국적인 기운생동(氣韻生動)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동양적 재료인 지필묵(紙筆墨)을 통해 드러나는 맛은 단순히 자연의 겉모습만 재현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먹의 활용, 붓질, 색감의 운용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높은 기예와 품격의 그림들을 만들어왔다.
우리 나라 한국 화단의 맥을 이은 작가들을 기려 제정한 ‘월전 장우성 미술상’(1991년) ‘의재 허백련 미술상’(1995년) ‘이당 김은호 미술상’(1997년)에서 첫 회 수상자가 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그만큼 객관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입증한다.
예술의 전당 전시회의 경우 출품작 가운데 봄 그림이 17점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 가을 그림(8점), 여름 그림(6점), 겨울 그림(4점)의 순이다. 이 중 봄의 산하를 그린 ‘봄의 기운’ 연작은 볼수록 즐거움이 가슴에 넘치는 그림들이다.
가장 큰 그림은 1000호나 되는 ‘울릉도 기행’(197x544cm). 작가가 지난해 여름 울릉도 도동항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창 밖으로 내다 본 산과 들과 바다의 풍경을 힘있는 구도로 잡아낸 역작이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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