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투자 '빚 의존도' 여전

  • 입력 2001년 4월 18일 18시 38분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 기업들은 주로 내부자금으로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빚을 얻어 투자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기업은 사업목적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계열사 주식 등을 지나치게 많이 보유해 자산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차입금 의존도도 외국 기업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LG경제연구원은 18일 국내 40대 대기업과 96개 외자기업의 재무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 대기업의 재무행태가 미국 유럽보다는 일본계 기업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99년 기준)는 38%로 외자 기업(28%)은 물론 일본 제조업 평균(34%)보다도 높았다.

외자기업은 △투자 △원리금 상환 △배당금 지급 등으로 돈쓸 일이 생기면 주로 내부자금으로 충당하지만 대부분 한국 기업들은 운영자금까지 빚으로 끌어쓰는 실정.

박상수 책임연구원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이처럼 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으면 앞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외자기업은 금융비용 부담이 적어 이자보상 배율(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비율)이 2.7배인 반면 국내 기업은 1.0배에 불과했다. 장사를 해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이자로 갖다 바치는 셈.

국내 기업들은 또 총자산 가운데 계열사 주식과 주주 종업원에 대한 장기 대여금 등 비관련사업 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7%로 외자기업(9%)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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