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저장(浙江)팀과 장수(江蘇)팀의 6차전. 마샤오춘(馬曉春) 위빈(兪斌) 등 정상급 기사들이 포진한 저장팀은 당시 홍콩팀, 북경팀과 2위 자리를 다투고 있었다.
장수팀과의 6차전에서 저장팀이 2승 1패로 앞서고 있는 상황. 저장팀은 주숭리(朱松力) 5단이 장수팀의 류시(劉曦) 3단과의 대국 승패에 따라 이기느냐(승점 2점) 비기느냐(1점)가 결정되는 상황. 바둑은 이단패가 걸리며 매우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이 때 갑자기 화장실을 갔다온다며 2∼3분간 밖에 나갔다 온 류 3단이 갑자기 헛패를 쓰면서 자멸한 것.
이를 수상히 여긴 홍콩팀 감독이 대국 후 류 3단을 추궁한 결과 “저장팀 선수인 천린신(陳臨新) 9단이 류 3단을 불러내 바둑에 져달라고 종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황한 대회 조직위는 일단 재대국을 갖게 했고 결과는 역시 주 5단의 승리. 이로써 저장팀은 6차전에서 승점 2점을 확보했고 이후 홍콩팀을 승점 1점 차이로 제치고 2위를 기록, 내년부터 갑조에 올라가게 됐다. 홍콩팀은 폐막식에 불참하는 등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중국기원 측은 천 9단을 징계하는 차원에서 사태를 수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 언론은 ‘승부 조작’같은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몰수패를 선언하고 소속팀도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김승준 7단은 “이번 사건은 출전 팀간의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빚어졌다”며 “앞으로 ‘져주기’ 바둑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문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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