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박찬호의 샌프란시스코전 투구내용이 앞의 2경기보다 질적으로 떨어진건 아니다.
2회말 볼넷 2개와 연속2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 할때만 해도 박찬호의 투구는 좋지 않았다. 잘 던지다가도 갑작스런 컨트롤 난조를 보이는 박찬호의 투구패턴이 재연되지 않나 걱정될 정도.
그러나 흔들렸던 컨트롤은 볼배합을 바꾸면서 다시 정상감각을 되찾았다. 초반 3이닝동안 변화구위주 피칭에서 직구위주로 볼배합을 바꾸면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위압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
박찬호는 이날 6과2/3이닝동안 선두타자를 진루시키지 않았다. 그만큼 선두타자와의 대결에 신경을 쏟았다는 증거. 그러나 7회 연속삼진으로 투아웃을 잡아놓고도 홈런 2방으로 역전을 허용한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셰필드의 보이지 않는 실책이 화를 부른건 사실이지만, 박찬호는 좀 더 냉정할 필요가 있었다.
백전노장 배리 본즈는 분명 박찬호의 초구를 노리고 있었다. 셰필드의 어이없는 실책에 이은 홈런으로 4-4동점을 허용한 박찬호의 쫓기는 심정을 잘 읽은 것. 본즈는 몸쪽으로 날아오는 박찬호의 패스트볼을 주저없이 받아쳤다. 담장을 넘어 샌프란시스코만에 떨어지는 큼직한 역전 솔로홈런.
박찬호로서는 패전의 멍에를 댓가로 위기때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이날 박찬호는 6과 2/3이닝동안 홈런2개 포함 7안타 2볼넷으로 5실점, 방어율이 3.32에서 4.20으로 치솟았다. 31타자를 맞아 104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스트라이크 64개, 볼 40개를 던졌고 삼진은 7개를 잡아냈다.
박찬호는 오는 25일 11시 10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등판, 시즌 3승에 도전한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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