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인터뷰]줄리아 로버츠 "상은 상, 일은 일, 달라진 것 없어!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41분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타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줄리아 로버츠.그의 이미지는 여신처럼 숭배의 대상이던 과거 스타들과 다르다. 귀여운 여인부터 억센 아줌마까지 어떤 역을 맡아도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 커다란 미소, “오랫만이네!”하고

어깨를 툭 쳐도 괜찮을 것같은 친근한 얼굴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28일 국내 개봉될 ‘멕시칸’에서 주연을 맡은 그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최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탄 뒤 인생에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상을 받자 마자 갑자기 더 훌륭한 배우가 된 것도 아니고, 더 열심히 혹은 덜 열심히 일하는 것도 아니다. 상을 탄 다음날 바로 ‘오션스 일레븐’ 촬영에 들어갔다. 조금 들뜨긴 했지만 일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멕시칸’의 어떤 점에 이끌려 출연을 결정했는지?

“음식으로 치면 굴라쉬(매운 쇠고기와 야채 스튜)같은 영화다. 온갖 재료를 다 섞어 요리하면 각각의 재료들이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을 함께 거친 환경속에 던져 놓고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색다른 일들을 즐기는 영화다.”

▲ 관련기사

[씨네리뷰]<멕시칸>'전설의 총'에 얽힌 코믹 로드무비

[씨네리뷰]<멕시칸>줄리아와 브래드의 '개인기' 영화

―‘멕시칸’에 함께 출연한 브래드 피트를 한 마디로 소개한다면?

“그는 매우 밝은 곳에서 온 사람, 밝게 빛나고 사랑스러운 장소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다. 또 큰 오빠 같기도 하다. 왜 열여섯살쯤 됐을 때 큰 오빠가 대학 풋볼팀의 쿼터백이면 너무 자랑스러운, 그런 느낌이다.”

―배우가 안되었더라면 무엇을 하고 있을 것같은가.

“학교 선생님. 왠지 그랬을 것 같다.”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성질 더럽고 못된 여자일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마 내가 똑똑하고 키가 큰 게 샘이 나서 그러는 게 아닐까? …그냥 농담이다.”

―배우가 된 뒤 유명해졌다는 것을 처음 실감한 때는 언제인가?

“데뷔 직후 엄마와 함께 극장에 갔다가 화장실에 간 적이 있는데 화장실 밖에 줄을 서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큰소리로 ‘첫 번째 칸에 있는 여자! 당신 ’미스틱 피자‘에 나오지 않았어요?’하는 거다.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서 가만 있다가 ‘하던 일’을 중단하고 ‘그런데요?’하고 대답한 적이 있다.”

―올해로 배우생활을 한지 14년이 넘는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렇게 말하니 내가 매우 늙게 느껴진다. 글쎄, 난 미래에 대한 계획 같은 것은 안 세우는 스타일이다.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 그냥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자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를 다음 몇 년간을 계획하는데 보낸다면, 오늘은 그냥 버려지게 되는 게 아닐까?”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