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머니] '날강도' 사채업자 돈 빌릴때 엉뚱한 할부금융서류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41분


경기 광주시에 사는 L씨(여)는 최근 대구에서 살던 집을 팔려고 복덕방에 내놨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압류가 들어와 있었기 때문.

L씨는 작년 2월 대구에 있는 사채업체인 ‘W상사’에서 100만원을 빌렸다가 한 달 뒤에 130만원을 갚았다. 월 30%, 연 360%에 이르는 살인적인 고금리였다. W상사에서 돈을 빌려주면서 LG캐피탈의 할부금융 서류에 사인하라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서명했다.

L씨가 돈을 갚으면서 할부금융 서류를 돌려달라고 하자 W상사는 갖은 이유를 대면서 돌려주지 않았다. 몇 십 분 실랑이를 벌이다가 “별일이야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고 다른 일도 바빠 그냥 나왔다. 그런데…. W상사는 그 서류로 300만원짜리 자판기를 산 것처럼 꾸며 돈을 빼내갔고, LG캐피탈은 그 돈이 연체되자 이씨의 집을 압류로 잡은 것이다.

L씨의 남편인 O씨가 이를 알고 당시 담당자였던 J씨에게 따지자 J씨는 130만원을 대신 갚아줬다. J씨는 “그러나 나머지는 다른 사람과 나눠가졌기 때문에 더 이상 돌려줄 수 없다”며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사정이 급해 사채를 쓸 경우에도 할부금융이나 신용카드 매출전표에는 절대로 사인하지 말고, 설혹 사인했더라도 돈을 갚을 때 꼭 돌려 받아야 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게 된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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