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하가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증시에 상승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1월 초 단행된 첫 번째 기습적 금리인하 직후 나타났던 폭발적인 상승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단서를 덧붙였다.
▽금리인하, 천수답 장세에 단비〓외국인투자자는 이날 6716억원을 순매수하며 종합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하루 순매수 규모로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3021억원과 296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는 1월에도 나타났다. 1월 한달간 외국인이 2조7081억원을 순매수하는 바람에 증시에 뜻밖의 ‘유동성 장세’가 전개돼 종합지수가 627선(1월22일)을 넘기도 했다.
‘가뭄 끝에 단비’ 덕에 파생상품시장도 흥청댔다. 이날 주가지수선물과 옵션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모두 사상 최고치인 △선물 20만6912계약, 7조3419억원 △옵션 414만587계약, 2841억원이었다.
▽1월 단기랠리 재연 힘들듯〓1월 ‘반짝 강세’ 당시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포항제철 삼성SDI와 SK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과 일부 금융주를 독식하듯 사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이 매수할 만한 종목이 많지 않다고 증시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 선호종목들의 외국인 보유율이 50%를 넘어 추가 매수하기가 부담스럽다. 외국인 지분은 삼성전자와 포항제철 각각 58%이고 현대자동차는 51%가 넘는다. SK텔레콤은 보유한도 49%를 꽉 채워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은행주는 ‘구조조정 리스크’가 매수에 걸림돌이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금리인하 외에 경기 등 다른 변수는 종전과 달라지지 않았고 외국인이 사들일 대상종목도 제한돼 있어 매수세가 여러 종목으로 분산되면서 종합주가지수에 대한 영향력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수전망과 개미군단 대응요령〓많은 증시전문가들은 종합지수 580∼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지수가 주변여건을 확인하면서 오를 것 같다”며 “전고점 만회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종합지수는 이날 장중에 최고 581에서 최저 558을 오가 22포인트 넘게 등락했다. 지수가 오를 때마다 경계매물이 나와 사자와 팔자세력간에 치열한 매매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견하는 장세였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지수가 바닥을 확인한 만큼 개인들은 다시 지수가 밀릴 때 매수해 중장기 투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값이 싼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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