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인간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면서 ‘생명의 암호문’이 해독됐다. 원하는 유전형질만을 골라 ‘주문형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일반인에겐 머나먼 달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인간복제의 문제는 우리 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현실의 문제다.
이 책은 공학과 의학을 함께 전공한 이색 경력의 저자(수와진 산부인과 원장)가 생명과학의 최신 연구성과를 토대로 인간과 복제인간이 함께 사는 사회가 어떤 세상인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2016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는 사이버 섹스, 수중마라톤 등 아직도 우리에게 생소한 과학지식이 생활 속에서 일반화되고 있어 흥미롭다.
아울러 저자는 ‘인간이 복제인간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통해 미래사회에 정립돼야 할 생명윤리와 가치관을 모색하고 있다.
유전자공학연구소에 근무하는 여자 과학자가 상대 남자를 위해 자신과 똑같이 생긴 30대 여자를 체세포복제와 세포증폭 등의 기술을 통해 1년 반만에 복제한다. 그러나 남자는 겉모습은 같지만 복제된 여자를 사랑하지 못한다. 육체는 복제할 수 있지만 정신은 복제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우쳐 준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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