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위기의 현대호]하이닉스 1800억 외자유치 성사의문

  • 입력 2001년 4월 20일 18시 48분


현대건설 자금난, 금강산관광사업 손실누적, 현대전자 대출연장 등 삼각파도를 맞은 현대그룹이 채권금융기관간 갈등 심화 등으로 또다시 암초에 부딪혔다. 여기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현대건설에 대한 충당금을 50% 이상 쌓는 등 사실상 ‘부도난 회사’로 치부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외자유치가 추진되고 있으며 금강산관광도 성수기인 5월 손님 끌기에 부심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외자유치 모색〓하이닉스는 20일 재무자문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SSB)과 함께 17개 채권은행에 1조80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 성사를 위한 지원방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계열사의 보유지분 20% 해외매각도 5월 말 이전까지 끝내고 곧바로 계열분리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이닉스 전인백 부사장은 “금년에 이뤄진 신디케이트론 중 내년 초에 만기가 돌아오는 5000억원의 만기를 내년 말로 연장하고 하반기에 이뤄질 회사채신속인수분은 만기를 1년에서 1년6개월∼2년으로 늘려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수출어음(DA)한도도 현재 14억5000만달러인데 급격히 줄이지 말고 내년 말까지는 적어도 10억달러 수준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 부사장은 “5월 말까지 주식예탁증서(DR)와 하이일드본드 발행 등으로 1조80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를 끝낸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반도체 D램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손익구조를 갖고 있다”며 “단순한 만기연장이 아니라 출자전환과 전환사채(CB) 발행 등의 채무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채신속인수는 정부가 직접 1년만 운영한다고 밝혀 하이닉스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말을 바꾼 셈이 돼 특혜시비가 제기될 전망이다.

<허승호 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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