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세상에...애인증명서까지 발급해주네"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48분


“누구신가요.”

지금은 “(신분증을 내밀며) 나,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말한다.

앞으로는 “(애인증명서를 내밀며) 나, 이런 사람하고 애인입니다”라고 말하는 이도 나올법하다.

최근 웹사이트에 애인 등록을 한 뒤 애인증명서(사진)를 발급받는 젊은이들이 꽤 많다. 작년 10월부터 서비스에 나선 ‘사랑을 지키는 사람들(www.qpqd.co.kr)’사이트에는 벌써 777쌍이 애인 등록을 했다. 사진, 생년월일, 처음 만난 날, 애인이라는 문구 등이 인쇄된 플라스틱 카드도 받았다.

아이조아(www.i―zoa.co.kr)사이트에서는 하루평균 100명이 커플증명서 양식을 내려받고 있다. 내려받은 커플증명서는 컬러인쇄를 하고 다시 코팅을 해서 수첩 등에 넣고 다닌다는 것.

지난달엔 당사자들이 합의 취소하지 않는한 기록을 100년간 보존한다는 사이버 애인등기소(www.missx.co.kr)까지 등장했다. 이 사이트에는 개설한지 한달 만에 8000여쌍이 애인등기를 했다. “20, 30대가 주류지만 40, 50대 기혼자들도 적지 않다”고 이 회사 김대원주임은 말했다.

애인 등록을 하는 동기는 ‘두사람이 애인임을 만천하에 공개함으로써 상대방이 이중데이트를 하거나 변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또는 ‘자랑하고 싶어서’ 등. 한 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이용자는 “군대간 애인이 불안해해서 애인등록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16일 애인등기를 한 임정훈(21) 이대영(21·여) 커플은 “증명서를 친구들에게 자랑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사랑을 지키는 사람들의 전성자대표(37·여)는 “어렵게 사랑을 얻은 사람일수록 더욱 자랑하고 싶어 적극적으로 등록을 한다”고 소개했다. 또 헤어진 뒤 등록취소를 하려다가 다시 화해를 하는 커플도 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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