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퓨전 디지털상품이 뜬다 ...MP3+휴대폰->MP3폰, PDA+PCS폰->PDA폰

  • 입력 2001년 4월 22일 19시 16분


서울 벤처밸리의 게임회사에 다니는 정상근씨(28). 그는 지하철을 타면 이어폰을 MP3가 아닌 휴대전화에 꽂는다. 사람들은 ‘이상하다’며 바라보지만 그는 휴대전화에 MP3음악파일을 저장하는 기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싸이의 ‘새’를 듣기에 충분하다.

디지털카메라,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DVD플레이어의 기능들이 두세개씩 결합된 이른바‘퓨전 디지털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핵심기능들을 한데 묶어 따로따로 살 때보다 가격도 싸다.

‘퓨전디지털’기기들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디지털의 특성 때문. 아날로그와 달리 서로의 기능을 간섭하지 않는 것. 또 정보를 기록하는 플래시메모리의 가격이 싸진 것도 한몫 했다.

▽어떤 제품들이 있나〓대표적인 ‘퓨전디지털’제품은 PDA기능과 휴대전화를 결합한 ‘PDA폰’. 올해 출시된 삼성PDA폰은 자체 웹브라우저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전자앨범, 터치 메일, 온라인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전자책도 볼 수 있다. LG전자에서도 증권거래, 교통정보 기능 등을 담고 있는 PDA폰을 내놓았다.

휴대전화에 MP3플레이어기능이 합쳐진 ‘MP3폰’은 젊은 층에 인기. 이들 제품은 32MB의 메모리용량을 가지고 있어 웬만한 음악 7, 8곡은 저장해 들을 수 있다.

CD플레이어와 MP3플레이어의 기능이 결합된 제품 ‘MP3 CD 플레이어’는 벤처가 만든 ‘퓨전디지털’기기. CD플레이어의 음악을 별도의 잭이나 케이블 없이 간단히 버튼을 작동시켜 MP3플레이어로 옮길 수 있고 반대방향도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나온 엠플러스텍의 MP3 CD 플레이어는 벌써 5000대이상 팔렸다. 이밖에 아이리버, 레녹스, 멀티채널랩스 등에서 16종 정도의 제품을 내놓았다.

이 밖에 손목시계와 PCS폰을 결합한 ‘손목시계형 휴대전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폰’과 디지털카메라와 PC카메라, MP3플레이어가 결합된 제품 등이 있다.

DVD플레이어와 게임기가 결합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같은 제품은 세계적으로 1000만대가 넘게 팔리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왜 인기인가〓소비자들이 퓨전 IT 제품을 찾는 이유는 기능끼리 충돌이 없기 때문. 따로따로 제품을 사는 것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퓨전 제품들을 가장 많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제갈병직 상품기획담당자는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 등 IT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기능이 복합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다”며 ”몇 개씩 들고 다니기 귀찮아하는 소비자의 심리도 퓨전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컴퓨터 벤치마킹 사이트 ‘케이벤치’ 이관헌 실장은 “퓨전디지털기기들은 디지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기존 아날로그 방식 제품과는 달리 각각의 기능이 살아있다”며 “시장의 주류가 될지는 두고봐야 하지만 틈새시장은 확실히 장악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양희웅동아닷컴기자>heewo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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