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박세리는 올 1월 시즌 개막전인 유어 라이프 바이타민 클래식 이후 2승을 거두며 미국 진출 4년 만에 두자릿수 승수(10승)를 쌓아 명실상부한 스타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또 우승상금 12만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44만3062달러로 캐리 웹(32만5520달러·호주)을 따돌리고 상금 랭킹 2위로 올라섰다.
‘슈퍼 땅콩’ 김미현(24·%016)은 1언더파 71타로 최종 합계 3언더파 213타를 마크, 공동 7위로 2주 연속 ‘톱10’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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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연속버디 승부결정…시즌 2승 상금 2위올라▲
“올 시즌은 내 딸에게 최고의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박세리의 ‘영원한 스승’인 아버지 박준철씨. 그는 최근 딸 자랑을 ‘세게’ 했다. 딸이 기량은 물론이고 정신력까지 최고 정점에 올라 있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 누구보다 딸을 잘 알고 있는 아버지의 한마디에 무게가 실린 것은 물론이었다.
23일 끝난 미국LPGA투어 롱스 드럭스 챌린지에서 박세리는 아버지의 이 말이 공연한 큰 소리가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단독선두로 3라운드를 출발한 박세리는 퍼팅이 난조를 보이면서 추격을 허용, 한때 공동 3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특유의 뚝심으로 평정심을 잃지 않으며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되찾았고 기어이 우승을 이뤘다.
특히 버디 기회였던 10, 11, 12번 홀에서 퍼팅이 잇따라 홀컵을 살짝 비켜나갔고 13번 홀에서는 7.6m 거리에서 3퍼팅으로 보기를 했으나 동요하지 않았다. 언제고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한층 성숙한 심리가 엿보이는 대목.
이번 대회에서 박세리는 전반 9홀의 부진을 후반에 만회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3라운드 통틀어 12개의 버디 가운데 10개를 후반에 낚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제풀에 못 이겨 무너지곤 했던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쇼트 게임 운영과 코스 매니지먼트도 나아져 무리한 공략보다는 파세이브 전략으로 스코어를 지키다 고비에서 힘을 집중시키는 노련함도 돋보였다. 승부가 갈린 16, 17번 홀에서는 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모두 버디를 낚으며 스코어를 확실하게 줄였다.
역전 불허의 전통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단독 또는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간 8차례 대회에서 7번이나 정상을 차지한 것.
박세리는 나란히 4승씩을 거둔 98년과 99년에 시즌 초반 맥을 못추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새 코치와 캐디로 분위기를 바꾼 올해에는 충실한 동계훈련과 체계적인 관리로 이미 2승에다 준우승 2회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따라서 벌써부터 자신의 시즌 최다승 기록을 돌파해 5승 이상 달성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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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의 우승 퍼팅 (sbs 화면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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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세리 한마디▲
―소감은….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우승 트로피를 포기할 수 없으며 꼭 안아야 한다고 스스로 약속했다. 이번 주는 해피 엔딩이었다.”
―치열한 접전이었는데….
“퍼팅이 너무 나빠 미칠 지경이었는데 참았다. 13번 홀에서는 3퍼팅으로 보기까지 해 위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다른 샷 감각이 좋았고 홀마다 최선을 다했다.”
―17번 홀을 마친 뒤 2타차 선두였던 사실을 알았는가.
“전혀 몰랐다.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선두로 나섰을 때 좀처럼 역전을 내주지 않는 비결은….
“잘 모르겠다. 언제나 이기려고 노력하며 정신적으로 강해지려고 애쓰기 때문인 것 같다. 코스에서는 내 자신과 싸워 이기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미국 투어에서 2개 대회에 더 출전한 뒤 다음달초 일시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 고국 팬 앞에 인사드리겠다. 컨디션이 좋은 만큼 우승을 많이 하고 싶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롱스드럭스챌린지 최종 성적 | ||||
순위 | 선 수 | 파 | 스코어 | |
1 | 박세리 | -8 | 208(66-71-71) | |
2 | 디아스(미국) | -6 | 210(70-72-68) | |
3 | 레드먼(미국) | -5 | 211(68-70-73) | |
7 | 김미현 | -3 | 213(73-69-71) | |
25 | 펄 신 | +2 | 218(76-72-70) | |
32 | 한희원 | +3 | 219(77-72-70) | |
42 | 박희정 | +4 | 220(72-75-73) | |
소렌스탐(스웨덴) | 220(73-72-75) | |||
71 | 박지은 | +8 | 224(76-73-75) | |
76 | 장 정 | +9 | 225(73-75-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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