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이하 미국시간) LA 다저스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극적인 동점 3점 홈런과 이어진 연장 10회 무사 만루의 상황을 살리지 못하고 연장 접전 끝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게 또 다시 7-6으로 아쉬운 석패를 했다.
케빈 멀론 단장이 사임을 결정한 후 다저스는 달라진 팀 분위기로 한창 힘을 내고 연승 중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물론 달라진 팀 분위기에 점점 짜임새를 갖추고 있는 타선은 분명 고무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그야말로 못내 아쉬운 감이 계속 입가에 머무는 것은 무슨 이유때문일까?
다저스는 올시즌 NL 서부지구 라이벌들과의 초반 힘든 레이스에서 항상 5할 언저리의 문턱에서 오가고 있다. 그렇게 밀리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확실히 치고 나가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초반 배리 반즈, 제프 켄트, 에이스 리반 허난데스 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구 선두를 질주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사실 5할을 유지하는 것만 해도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만큼 서부지구 라이벌들과의 대전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다저스에게는 연승을 위한 아쉬운 경기들이 너무도 많았다.
경기종반 결정적인 에러등으로 아쉽게 놓친 1점차 패배가 많았고 하위타선의 불발로 쓰러져가는 상대팀 투수들을 다시 소생시켜 주는 등 초반 선두로 확실히 부상하는 데 항상 커다란 걸림돌을 안고 가는 느낌이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다. 9회 행운의 3점 홈런은 접어두더라도 10회말 천금같은 기회 무산은 생각해 볼 여지를 충분히 남긴다. 연장 10회말 무사 만루상황에서는 천하의 페드로 마티네스라도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긴장한 쪽은 다저스 타자들이었다.
10회 구원 등판해 마운드를 추스르기도 전에 무사 만루 최대의 위기상황을 초래한 제이 위터식. 아마도 그가 아닌 그 어떤 투수라도 심적으로 엄청나게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저스의 하위타선 채드 크루터, 탐 굿윈, 제프 레불레등은 그런 투수의 심리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고 하나같이 서두르다 연속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의 결정적인 흐름을 파드레스에게 곱게 넘겨주는 우를 범하고 만다. 사실 위타식의 구위는 손도 대지 못할 만큼 위력적인 구위가 아니었기에 그 아쉬움의 크기는 더한다.
이것이 다저스의 문제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다저스가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어이없는 플레이로 경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그들이 10회 찬스에서 희생플라이라도 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면? 다저스는 11승8패로 확실한 선두권의 진입과 동시에 지구1위를 노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며 선수들의 사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전 샌디에고 파드레스에게 5-4 패배를 이틀 연속으로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5할에서 또는 선두권 굳히기의 결정적인 찬스에서 어이없는 플레이로 주저앉았고, 다시 어렵게 추스림을 반복하고 있는 다저스.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강인한 승부근성과 집중력으로 승리를 낚아챌 수 있어야만 한다. 가까운 샌프란시스코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초반 팀의 수퍼스타들이 투타에서 부진했지만 끈질긴 승부근성의 하위타선과 미들맨들이 자이언츠를 지켰고 지금 다시 돌아온 스타들의 활약으로 흔들릴 듯 흔들릴 듯 하면서도 여전히 지구 1위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야구는 결코 스타플레이어 몇명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가 결여된 팀은 절대 1위를 차지할수는 없다. 기껏해야 5할 승률이다. 이 점을 다저스는 명심해야 한다.
케빈 멀론 사임을 전후로 다저스는 달라질 수 있다는 분위기 조성을 충분히 만들어냈다. 22일 경기는 좋은 경험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제 초반이다. 다시한번 분위기를 다잡고 달라진 마인드와 집중력으로 경기에 임할 때 분명 다저스의 전력은 지구 우승을 하는데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대다수의 한국팬들은 다저스를 응원한다. 강인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 전통의 강호 LA 다저스. 올시즌 박찬호가 달라진 다저스에서 포스트시즌 마운드 올라 힘차게 투구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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