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미국IT불황은 근본적 산업재편 신호…기회에 적극대비해야"

  • 입력 2001년 4월 25일 11시 45분


국내IT업계는 최근 미국IT산업에 불어닥친 불황과 나스닥의 급락을 단순한 주가하락이나 경기변동이 아닌 근본적인 산업재편의 신호로 인식하고 새로운 기회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재윤, 박진수 연구원은 25일 발간된 '미국 IT산업의 침체와 파장' 보고서를 통해 나스닥 급락의 근본원인은 미국 IT산업의 부진에 있으며 대다수의 IT기업들이 투자감축, 구조조정, 아웃소싱 확대로 현 상황을 잘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IT산업 장기불황에 접어들 가능성은 낮아

연구소는 IT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속되겠지만 IT기업들의 불황타파 노력이 한계기업을 퇴출시키면서 장기불황으로는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T산업의 공급과잉은 수요가 느리게 증가하는 전통산업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번 수요가 불붙으면 급격히 증가하는 IT산업의 속성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를 근거로 국내업체들이 다가올 새로운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지난 85년 미국의 PC산업 거품이 붕괴되면서 수많은 PC업체와 주변기기업체들이 도산했지만 동시에 이 시기에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가 탄생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증시에 상장했음을 예로 들었다.

현재 조정기를 거치고 나면 IT산업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예로 최근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포스트PC와 무선인터넷사업을 꼽았다.

◆국내 IT업계는 경쟁력강화와 핵심부분투자에 노력해야

특히 연구소는 지난 5년간 국내기업들은 세계적인 IT붐을 성공적으로 활용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사업전개방식과 경영행태는 느슨해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 IT산업의 조정국면을 근본적인 산업재편으로 인식하고 경쟁력강화와 핵심부분에 대한 투자확대를 주문했다.

연구소는 국내 IT산업계가 주어진 지위나 수익에 안주해선 안되며 기술흐름을 주도하는 기업들과의 제휴관계를 강화하고 표준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IT기업 대부분이 차세대 설비등 핵심부분에 있어 투자를 확대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국가차원에서도 IT산업을 미래의 성장축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80년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IT산업을 돌파구로 삼아 90년대의 번영기를 이끌었듯이 한국도 IT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반도체, 휴대폰, LCD에 치우쳐있는 품목군을 바이오, 나노, 환경등의 분야로 확산시키고 IT산업의 전개에 비전을 갖고 있는 유능한 CEO확보에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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