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어때요?”
19일 울산 남구 옥동 산5번지 월드컵축구경기장 앞 한식당. 여주인이 계산하는 손님들을 상대로 음식맛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었다. “개업한지 5개월 됐어요. 앞으로 외국 손님도 많이 올텐데 한국의 맛을 제대로 선보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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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돌려 맞은편 경기장을 다시 바라보자 덩그런 구조물이 살아 숨쉬는 듯 다가온다.
경기장 남쪽에 있는 깎아지른 언덕위로 올라가 내려다본 경기장은 한 마리 학이 힘찬 비상을 준비하는 듯 경쾌한 모습이었다. 특히 6036톤이나 되는 지붕 트러스를 받치고 있는 64개의 날렵한 마스터는 축구경기장을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연출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스프링쿨러가 뜨거운 봄 햇살에 맞서 힘찬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는 보조구장도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었다.
국내 10개 월드컵경기장 건설현황 | ||||||||||
(2001년 3월 31일 현재) | ||||||||||
개최도시 | 서울 | 부산 | 대구 | 인천 | 광주 | 대전 | 울산 | 수원 | 전주 | 서귀포 |
구분 | 전용 | 종합 | 종힙 | 종합 | 전용 | 전용 | 전용 | 전용 | 전용 | 전용 |
좌석수 | 63961 | 54534 | 68014 | 50256 | 42880 | 40407 | 43550 | 43188 | 42391 | 42256 |
공정율(%) | 79.94 | 88.16 | 96.10 | 77.05 | 83.52 | 90.00 | 97.70 | 92.70 | 84.00 | 73.94 |
동남쪽 입구로 들어서자 마침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야구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대형 전광판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다. 선명한 화면과 생생한 음향이 신선했다.
관중석 하단으로 내려서자 푸른 그라운드가 손에 잡힐 듯 10m 앞으로 다가 왔다. 울산경기장은 기둥이 없는 첨단공법으로 설계돼 관중석 어느 각도에서건 시야가 탁 트였다.
그라운드의 잔디는 수면처럼 매끄럽게 가꿔져 있어 마치 푹신한 초록색 침대를 연상케했다. 본부석 지하로 내려서자 우체국 은행 등 편의시설이 눈에 띄였고 1층 홀은 천정 철골 구조물이 조형 작품처럼 꾸며져 있다.
경기장 동쪽 출입구 앞엔 호젓한 ‘느티나무 오솔길’이 800m나 펼쳐져 있다. 붉은 벽돌로 바닥을 깔았고 밤에는 유럽풍 가로등이 운치를 더해 데이트 명소로 자리잡을 전망.
경기장 정면 북쪽 출구에는 25년생 마로니에 98주가 두 줄로 늘어선 국내 최대 규모 ‘마로니에 광장’이 펼쳐져 있다. 경기장을 에워싼 대나무 숲, 정면 출입구 계단에 조성된 인공폭포, 왕벚나무와 어우러져 축구경기장이라기보다는 자연공원을 연상케한다.
좁은 언덕길을 따라 동쪽으로 돌아서면 수중 분수에서 60m 높이의 힘찬 물줄기가 솟구치는 옥동 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황토로 만들어져 맨발로 걸어도 되는 2002m 호반 산책로와 함께 야외공연장이 잔잔한 저수지와 풍치를 이룬다.
남쪽 출구 앞엔 높이 15m, 수령 200여년의 노송이 경기장을 호위하듯 마주보고 있어 경기장의 위풍을 더욱 높이고 있다.
<울산〓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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