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는 최근 금융감독위에서 넘겨받은 기업구조조정 권한을 금융정책국이 가지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금융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고 금융감독 관련 법률을 운용하는 금정국이 기업 구조조정 ‘칼자루’까지 휘두르게 된 것이다.
이번 업무조정으로 재경부 금정국은 한 손엔 금융정책을 쥐고 다른 손엔 구조조정 지휘봉을 잡아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 업무를 총괄할 수 있게 됐다. 금융계에서 “옛 재무부의 이재국이나 재정경제원의 금융정책실이 가졌던 영광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위는 금융감독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업무를 맡지만 사실상 재경부의 지휘를 받아야 할 만큼 위상이 떨어졌다. 특히 최근 확정된 금융감독 조직 혁신 방안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 검사 업무만 맡게 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공적 자금 투입을 결정하는 업무를 금정국에서 맡았으므로 기업구조조정 업무도 금정국에서 맡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업구조조정 업무라고 해봐야 이제 현대그룹 지원 문제만 남아 있는데 부총리 부처로 승격한 재경부가 이를 더욱 수월하게 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한다.한편 금정국을 지휘하는 변양호(邊陽浩·행시 19회)국장은 경기고 서울대상대 출신에 미국 북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란 학력에다 워싱턴 근무 등의 화려한 경력을 가졌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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