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카이로스타디움에서 열린 LG컵 이집트 4개국 축구대회 이란전이 끝난후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은 몰려드는 기자들을 따돌린 채 곧장 선수들이 있는 라커룸으로 달려갔다.
히딩크 감독은 “내가 그동안 강조했던 게 오늘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며 설기현(벨기에 앤트워프)과 이동국(독일 베르더 브레멘)을 비교하며 설명했다.
“설기현은 비록 유럽축구의 변방인 벨기에리그에서 뛰지만 매경기 스타팅으로 뛰기 때문에 언제나 뛸 수 있는 몸상태가 돼 있다. 벨기에 리그를 마치고 23일 뒤늦게 합류했지만 오늘 전혀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동국은 좋은 선수임에 틀림없고 수준높은 독일에서 뛰고는 있지만 경기에 자주 기용되지 않다보니 경기감각이 떨어졌을 뿐더러 체력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투지도 상실됐고 자주 신경질을 냈다.”
요지는 이랬다. ‘큰 물에서 허송세월 보내느니 작은 물에서라도 휘젓고 다녀야 축구실력이 향상된다’는 것. 히딩크 감독은 “유럽의 선수들은 언제나 경기를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몸상태가 되어 있는데 그것은 매주 2,3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면서 몸을 잘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새로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아주 잘해줬다”라고 말했는데 최성용(26)과 강철(30·이상 오스트리아 라스크 린츠) 등 ‘해외파’가 많이 뛴 점을 감안하면 결국 큰 욕심을 내지 않고 한국 보다 실력이 한수 위인 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이란을 1―0으로 물리친 한국은 캐나다를 3―0으로 완파한 이집트와 27일 오전 3시30분 결승전을 갖는다.
<카이로〓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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