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채종범 연일 불방망이…한화전 4타수2안타

  • 입력 2001년 4월 25일 23시 21분


‘동명이인 효과’란 게 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 중 한쪽이 유명하면 나머지 한쪽은 후광 효과를 얻게 되는 것.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2000신인왕인 SK 이승호가 지난해 한바탕 돌풍을 일으키자 1년 먼저 입단했던 LG 무명투수 이승호도 덩달아 신을 냈었다. 요즘 팬들에게 삼성의 왼손 강타자로 알려진 김기태의 원조는 86년부터 2년간 사상 첫 억대 연봉을 받고 청보(현대의 전신)에서 활약했던 재일동포 투수 김기태다. 족히 10명은 됨직한 그 수많은 김정수들이 ‘한국시리즈의 사나이’인 SK 투수 김정수가 아니더라도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5일은 ‘동명이인’의 활약이 두드러진 하루였다.

인천에선 주니치 드래건스의 이종범(31·李鍾範)과 성만 다를 뿐 이름이 한자까지 똑같은 SK 수위타자 채종범(24·蔡鍾範)이 이날도 맹타를 선보이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전날까지 55타수 24안타로 타율 0.436을 기록중인 그는 1회 선두 톱타자로 나가 좌전안타를 친 뒤 2루도루에 성공하고 강혁의 우중간 2루타 때 선취득점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로 타율을 0.441로 끌어올렸다. 경기는 SK 에르난데스와 한화 한용덕이 팽팽한 선발 맞대결을 벌인 끝에 SK의 2―0 승리로 끝나 채종범의 득점이 결승득점이 됐다.

LG와 현대가 맞붙은 잠실구장에선 현대 소속의 2명의 전준호가 투타에서 맹활약. 여섯살 연상인 타자 전준호(32·田埈昊)는 93, 95년 롯데에서 도루왕에 올랐던 호타준족. 톱타자로 나선 그는 1―1 동점이 된 3회 1사 2루에서 우익선상 3루타로 역전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마운드에선 투수 전준호(26·全俊鎬)가 현역 입대의 공백을 딛고 눈부신 피칭을 했다. 2회 먼저 1실점하긴 했지만 8회까지 삼진 4개를 잡고 6안타만 내주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승부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이날 1군에 올라온 권용관이 1사 만루에서 끝내기 번트 안타를 날린 LG가 3―2로 승리. 전날까지 3연패를 했던 LG는 이날 오전 간판타자인 양준혁 홍현우와 내야수 안재만, 외국인투수 발데스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대신 내야수 허문회 권용관 윤현식과 투수 박재형을 1군에 올리는 또 한번의 ‘극약처방’을 내렸었다.

대구에선 롯데가 3―4로 뒤진 9회 2사 1, 2루에서 조경환의 좌전안타와 호세의 2루 내야안타로 귀중한 동점 역전타점을 올려 7연패를 마감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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