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설모씨(33)가 조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오늘의 메뉴’였던 소시지 모둠구이를 먹고 있을 때 주인이 다가왔다.
“간이 심심하죠. ‘케차’좀 드릴까요?”
“‘토마토 케첩’ 있어요? 우리도 좀 주세요.”
“여긴 프랑스 식당입니다. 프랑스 식당에서 ‘케첩’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건 미국인들이나 뿌려 먹는 거죠.”
주인이 자리를 옮기자 조카들이 구시렁거렸다.
“준다 그랬다 안준다 그랬다, 뭐 하는 거지?”
요리를 다 먹고 난 뒤에야 주인이 들고 다니는 노란색 소스통이 눈에 띄었다.
“아, 그렇지 ‘겨자’.”
“저 사람 한국말 잘한다고 우리가 너무 방심한 거야.”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