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백주대낮에 펼쳐진 미스터리 납치극으로 시작한다.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 값 계산을 하는 동안 사라져버린 아내. 별다른 생각없이 회사로 돌아온 남편은 ‘식사는 맛있었느냐’는 유괴범의 전화를 받는다. 겁에 질린 남편은 몸값을 준비해 약속장소로 가고 경찰의 비밀스런 검거작전도 진행된다. 하지만 그 시각 유괴범은 남편과 경찰이 전혀 의식치 못했던 곳에서 몸값을 빼돌린다.
여기까진 범죄 스릴러다. 하지만 다음 순간 카메라가 갑자기 유괴범의 과거행각을 되짚으면서 관객들은 혼란에 빠진다. 유괴범은 아내로부터 ‘나를 유괴해주세요’라는 부탁을 받고 일종의 청부연극을 펼친 심부름센터 직원이었던 것.
유괴범과 아내 사이에 위험한 사랑놀이가 펼쳐지는 순간, 이야기는 다시 미궁에 빠진다. 유괴범이 아내를 숨겨뒀던 아지트에서 그녀의 시체를 발견하는 것. 그순간 울리는 전화벨소리. “시체를 치워줘. 안그러면 너를 납치살해범으로 신고하겠어.”
우타노 쇼고의 소설 ‘사랑받고 싶은 여자’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다시 두번의 반전을 거듭한다. 힌트는 이 영화가 ‘죽은 줄 알았던 여자가 죽지 않았다’는 ‘현기증’의 구성. 서늘한 요부와 발랄한 처녀의 두 얼굴을 연기한 나카타니 미키는 ‘링’에서 원한에 사무친 초능력 소녀로 등장했던 여배우다. 28일 개봉. 18세이상 관람가.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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