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고이즈미총리 통화]"교과서 성의있는 대처를"

  • 입력 2001년 4월 27일 23시 11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는 27일 오후 전화통화를 갖고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관련, 한일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한일 양국이 올바른 역사인식과 ‘21세기 새로운 한일관계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양국 정상간의 통화는 고이즈미 총리가 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30분 가량 이뤄졌다.

김 대통령은 통화에서 “꾸준히 발전시켜 온 한일관계의 기조가 교과서 문제로 손상을 입는다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성의있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도록 고이즈미 총리의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역사교과서 검정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내의 강경한 분위기를 보고받았다. 김 대통령이 걱정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대국적 견지에서 어떻게 하면 한일관계를 손상시키지 않고 원만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 긴밀히 연락하면서 지혜를 모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또 대북정책에 있어 굳건한 한미일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가는 한편 빠른 시일 내에 만나 양국간 현안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한일, 한미, 한미일 간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고이즈미 총리는 “김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해 나갈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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