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년전 아담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의 성공에 대해 성급한 기대감을 갖는다.” 자기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청년들만 그런게 아니다. 사람들중 90%이상은 자신을 다른 보통 사람보다 일을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교수들의 94%는 동료보다 연구를 더 잘 수행한다고 믿는다. 일본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수행 능력을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평균 20%이상 더 높게 생각한다.
주식 투자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왜 사람들은 자신이 능력있으며 행운의 여신이 자신에게 미소를 짓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왜 개미투자자들은 나도 단타 매매로 하루에 백만원씩 벌 수 있다고 생각할까? 8%미만의 사람만이 성공하고 그 사람들조차 자주 바뀐다는 이 게임판에서.
주식투자에서 당신의 돈을 노리는 사람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도 노린다. 당신도 내 돈을 노리지 않는가.
나는 이른바 거액투자자이지만 증권사 객장의자에 앉아본 적도 없고 컴퓨터단말기를 바라보고 있을 시간도 없다. 하루에 2분도 보지 못할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부동산이나 채권 외환 같은 투자에서는 종종 대박을 맛보았으나 주식에서 대박을 터뜨린 적은 단 한번도 없다(여기서 대박이란 1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2년안에 두 배 이상이 되는 것을 말한다). 올해 나의 투자 수익률은 4월말 현재 25% 정도이다.
원래 나는 금융관련 회사들을 잘 믿지 않기 때문에 간접투자(펀드)도 하지 않는다.
나는 주식에서 돈도 벌었지만 내가 똑똑해서 그렇게 됐다는 생각은 추호도 갖지 않는다. 나에게는 나의 투자를 도와주는 직원이 있다. 그의 역할중 하나는 내가 주식 매매를 결정할 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사장님이 돈을 버는 것은 사장님이 똑똑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절대 자만에 빠지지 마십시오!”
내가 잘 난 줄 착각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경계하고자 함이다.
그는 또 이렇게 묻기로 되어 있다. “사장님, 혹시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에서 결정한 매매는 언제나 결과가 나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살 감기 같은 것에 걸리거나 갑자기 이유없이 우울해진다거나 하면 절대 매매하지 않는다.
옛날 어떤 왕들에게는 직언을 할 수 있는 광대가 있었다 한다. 왕 자신이 스스로의 판단을 뒤집어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결정에 대한 지나친 맹신은 금물이다.
sayno@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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