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회사 부실에 모기업 '허덕'

  • 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2000사업연도 증권거래소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상장기업의 종속회사에서 발생한 손실이 많았고 부채규모도 역시 매우 커 지배회사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장기업의 연결후 당기순이익이 11% 감소했고 부채총계가 53%나 증가한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또 연결후 부채비율도 연결전 145%에서 203%로 늘어난 것은 종속회사의 빚이 많아 재무건전성이 아주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숨겨진 부실이 수면 위로〓연결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7%와 24.2% 각각 증가했지만 경상이익은 5.3% 늘어나는데 그치고 당기순이익은 ―11.2%로 반전됐다. 지배회사가 종속회사를 상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늘렸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

삼익악기와 정일공업 신성기업 3개사는 연결후 자본잠식상태였고 동양메이저와 한국프렌지는 연결후 부채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케드콤과 삼양통상 등 21개사는 연결후 매출액마저 감소해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연결전 151억원에서 연결후 ―1787억원으로 돌아섰다. 종속회사인 고려산업개발이 부도나고 현대정유와 현대석유화학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탓이었다.

▽실적악화 주요인은 10대그룹〓10대그룹 계열사의 연결후 당기순이익은 9.3% 감소해 전체 상장기업 감소율과 비슷했다. 반면 매출액(32.5%)과 영업이익(29.4%) 경상이익(11.2%) 증가율은 더 많아 종속회사들의 순이익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연결후 부채총계가 76.8%로 늘어난 것도 종속회사가 ‘빈 껍데기’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이중 기아자동차는 연결후 당기순이익이 1953억원 줄었고 △현대중공업 1938억원 △LG전자 997억원 △하이닉스반도체 915억원 △금호석유화학 830억원 △현대자동차 644억원 등씩 감소해 옛 현대그룹 소속사들의 악영향이 컸다.

▽코스닥증권시장은 허수 많아〓등록기업의 경우 연결후 실적이 거래소보다 나은 것 같지만 ‘허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결재무제표 제출 대상기업은 코스닥 등록기업의 10%에 불과하다. 규정상 새롬기술과 로커스홀딩스 등의 ‘그룹’들이 제외됐다.

또 연결재무제표를 낸 기업들 중에서도 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쌍용건설 평화은행 등 벤처기업 성격과는 맞지않는 대형업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외견상의 실적 호전이 왜곡된 것이라는 지적을 낳았다.

법률적으로는 독립돼 있지만 사실상 지배―종속 관계에 있는 회사를 하나로 보고 실적을 한데 묶은 것이다.따라서 그룹전체의 재무상태를 한눈에 파악할수 있다. 종속회사는 지배회사가 지분을 50%이상 보유하거나 계열사 등의 명의로 지분 30%이상을 가진 기업들이다. 한편 결합재무제표는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제외한 그룹 외부와의 거래만을 인정해 계열전체의 재무사항을 통합한 것.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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