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자상거래 테마 "거품 보글보글'

  • 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전자상거래 관련주가 코스닥시장을 이끄는 주도주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올초 주가가 단기상승할 때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닷컴(인터넷기업) 3인방으로 대표되는 인터넷주가 시장 상승을 견인했듯이 지금의 단기상승 국면에선 전자상거래 관련주의 활약상이 단연 돋보인다는 것. 전자상거래 관련주란 전자상거래솔루션과 정보보안, 인터넷 분야 종목을 뜻한다.

이들 전자상거래 관련주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2일까지 강세를 보였던 여파로 3일 코스닥시장에선 일부 종목을 제외한 대다수가 단기 조정을 받았다. SK증권 장근준 연구원은 “현재로선 전자상거래 관련주가 주도주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전자상거래솔루션업체는 성장성이 높은 데다 조만간 발표될 1·4분기 실적들이 통신 등 여타 정보기술(IT)기업들에 비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전자상거래 관련주가 부각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달 27일 오후에 발표된 정부의 전자상거래 육성책을 꼽을 수 있다.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 섬유 등 6대 핵심산업의 전자거래 비율을 2003년까지 15%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뒤로 전자상거래솔루션주와 더불어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필수요건이라는 정보보안주가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닷컴주도 관련주라는 이유로 덩달아 동반 상승했다.

이처럼 가시적인 실적에 의해서가 아닌 ‘막연한’ 기대감에 의해 주가가 치솟다 보니 거품도 개입되기 마련. 한 예로 모 정보보안업체는 주가가 올초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이나 상승, 증권 애널리스트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으며 한 벤처 사장은 “왜 우리 주가가 뛰는지 모르겠다”며 거꾸로 기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올 정도다.

SK증권 장근준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의 경우 지난해 거품 해소과정을 거치면서 실적을 중시하는 관점이 중요해졌듯이 국내 전자상거래 관련주도 조만간 내실이 있느냐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업계 대표성이 떨어지는 기업이 단지 등록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대포장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업종 대표주를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관련주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유의할 만하다. 표준화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데다 대기업들이 기업비밀의 외부 유출을 우려해 핵심사업은 전자상거래에 편입시키지 않는다는 것.

또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어느 정도 투자가 진행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해야 하는데 비용 및 전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현실이 그리 밝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나서 인위적으로 이끌어나가면 단기적인 급등에 그칠 수도 있다”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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