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소년 흡연 그냥 둘 일 아니다

  • 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43분


청소년 흡연이 심각하다. 흡연연령도 낮아져 초등학생까지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있고 여학생흡연도 점점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월간 ‘건강 길라잡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중고생 흡연자는 약 50만명으로 이들이 소비한 담배는 모두 6700만갑이었다. 평균흡연율은 남고생이 27.6%, 여고생이 10.7%로 나타났다. 남중생은 7.4%, 여중생은 3.2%였다. 남고생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흡연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사연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 흡연에 관한 공식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가 1, 2위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안에서 교사의 눈을 피해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중고생들이 많다. 학원 등 아무런 규제가 없는 학교 밖에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한창 자라는 시기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정상적인 성장에 장애를 주고 어른이 돼서는 각종 암이나 성인병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세포 조직 장기가 성숙하는 과정인 16세 이하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 20세 이후 피우는 경우보다 각종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3배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일단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은 어른보다 빠른 속도로 니코틴에 중독돼 그만큼 금연을 하기도 어려워진다.

특히 청소년의 비행이 흡연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개 잘못된 또래 친구들을 만나 담배를 피우게 되고 이렇게 어울리다 보면 자제력을 잃고 쉽게 비행에 휩싸이게 된다. 이는 술이나 다른 약물에까지 빠져드는 동기로 작용한다. 반항적이고 비이성적인 성격을 조장할 수도 있다.

청소년 흡연을 줄여가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 모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우선 부모나 교사들의 솔선한 금연노력이 없으면 청소년들의 흡연을 예방하거나 중단시키기 어렵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부터 담배의 해악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주는 금연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국의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는 것도 연구해볼 만하다. 특히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TV 등 대중매체에서의 흡연장면도 자제돼야 한다.

청소년이 병들면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청소년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우리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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