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일요일 아침에 얼큰한 매운탕을 먹고 싶어 울산시 농수산물센터를 찾았다. 마침 어촌 아낙네가 팔딱팔딱 뛰고 있는 신선한 아귀를 경매장에 풀어 놓았다. 구경꾼들이 몰려들자 함박 웃음을 짓던 어촌 아낙네는 그러나 막상 기대 이하의 값에 낙찰되자 실망스런 얼굴로 사라졌다. 나는 중매인 손으로 넘어간 아귀를 먼저 사려고 흥정을 벌였으나 터무니없는 가격에 분노가 치밀었다. 아귀 13마리의 낙찰가격은 분명히 9만4000원이었는데 1마리당 2만원에 팔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OO이 번다'는 옛말이 떠올랐다. 도대체 정부는 농수산물 유통 과정의 잘못으로 맺힌 농어민의 한을 알기라도 하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