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감독한 왕샤오솨이(王小帥)감독은 <북경 자전거>에 대해 “미래를 살아갈 힘이 되는 추억, 변화 그리고 성장에 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북경 자전거>의 두 주인공은 베이징에서 자전거를 도둑맞은 시골출신 소년 구웨이와 그가 잃어버린 자전거를 중고시장에서 산 고등학생 지안. 두 소년은 자전거 한 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냉혹한 현실을 체험하고, 처음으로 사랑에 눈을 뜬다.
“60,70년대 중국에서 자전거는 부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해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살면서 아무리 많은 것을 잃더라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에는 ‘베이징’하면 떠오르는 톈안먼(天安門)도 없고 자금성도 없다. 왕감독은 “매우 일반적인 도시의 풍경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어 중하층 사람들이 사는 곳인 후통 거리를 배경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검열당국으로부터 “2008년 북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데 왜 밝은 곳에서 찍지 않았느냐”는 시비도 들어야 했다고.
1993년 데뷔작 <나날들>로 중국 검열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그는 <북경 자전거>도 검열을 받기 전, 베를린영화제에 출품하는 바람에 ‘미운 털’이 박혀 중국에서는 개봉조차 못했다.
왕감독은 신랄한 어조로 “중국에서는 영화가 좋다 나쁘다를 결정하는 주체가 관객이 아니라 정부”라면서 “그러나 나는 <북경 자전거>의 주인공이 자전거에 집착하듯 계속 ‘중국 감독’으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감독은 자신이 살아오고 느낀 만큼의 삶을 표현하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나의 토대를 떠나 영화를 만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북경 자전거>는 8월 국내에 개봉된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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