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실적이 좋은 몇몇 기업들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채권을 발행하고 싶지만 발행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슈뢰더 아시아의 고정수익자산 담당 케빈 블랙록은 "실제로 높은 안정성으로 유명한 회사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미국 대형은행 펀드매니저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등급에 매우 관심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등급이 높은 채권으로 최근 채권발행을 실시한 홍콩 랜드 홀딩스, 허치슨왐포아, 매스 트랜짓 레일웨이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그는 요즘들어 수익률이 높은 "투기등급" 채권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투기등급"은 스탠다드&푸어스(S&P)의 경우 BBB- 이하, 무디스는 Baa3이하로 분류된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들어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건실함을 따지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90년대 채권투자자들의 인기를 모았던 아시아펄프&페인트(APP)의 채권은 지난 3월 130억달러 규모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했으며 필리핀의 바얀 텔레커뮤니케이션, 인도네시아의 PT 다타콤 아시아 등도 같은 상황에 빠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APP의 채무불이행은 특수한 경우라고 보고 있지만 동남아시아기업들의 채권발행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S&P는 "미국의 급속한 경기둔화, 일본의 금융시스템 문제, 한국 현대건설 등 대기업의 자금난, 아시아 몇몇 지역의 정치적 위기 등이 기업의 신용도를 낮추고 있다"며 "이는 아시아 경제 둔화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S&P는 이와 함께 "11개 기업이 CCC와 CC 등급으로 분류돼 얼마 안가 채무불이행에 빠질 위기가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투자등급이 좋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좋은 시장환경을 가지고 있고 대차대조표를 구성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올해 전반적인 신규채권발행물량은 작년과 비교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톰슨파이낸셜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기업의 채권발행은 전년동기대비 18% 줄어든 122억달러 수준으로 조사됐으며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도 작년보다 14% 줄어든 476억달러를 기록했다는 것.
한편 메릴린치가 최근 발행한 아시아 신용전략 보고서는 기업의 인수합병이 진행됨에 따라 채권물량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싱가포르의 정부관련기업인 DBS와 싱가포르 텔레콤 모두 인수협상을 발표하면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실적 소식이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더욱 더 기업의 신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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