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들은 마음 속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사표를 썼다 지운다. ‘특별한 재주도 없는 내가 회사를 떠나 뭘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늘 발목을 잡는다.
그런 이들에게 ‘회사를 떠나라’는 도발적인 책 제목은 거부감이 느껴질 것이다. ‘누군들 떠나기 싫어서 이러나? 목구멍이 포도청인 걸’이라며 반문할 테니까.
이런 반응을 보일 보통 샐러리맨을 위해 저자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다른 사람에게 고용돼 일해본 기간이 2년 미만인가? 무언가 판매하는 요령을 모를 뿐더러 배우고 싶지도 않은가?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는가? 10개의 질문 중에서 반 이상 “예”라고 대답한다면 회사에 남아 있으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회사에 충성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고 말할 뿐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기존의 창업 안내서와는 다르다. ‘월급쟁이’와 사업가의 장단점을 꼼꼼히 비교 분석해 2쪽 분량의 표로 보여줄 정도다. 독자에게 신중할 것을 주지시킨 뒤 세밀하고 풍부한 체크리스트를 통해 사업가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보게 한다.
게임을 하다가 꼼짝없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면 주로 이기는 편인가? 원하는 대로 체중 조절에 성공하고 있는가? 소설보다는 비소설을 더 많이 읽는가? 등등.
이 밖에도 사업계획서 작성요령,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사업 아이디어를 찾는 법 등도 상세히 설명한다. 실패의 가능성에 대한 만반의 준비 또한 잊지 않는다.
홧김에 사표를 쓰려는 샐러리맨이라면 차분하게 일독을 권할 만하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미래의 가능성을 정확히 점쳐보고 나면 ‘더럽고 치사해서’가 아니라 ‘설레는’ 마음으로 사표를 쓰게 될 테니까.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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