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선진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국제자본의 투자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투자가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바로 이 부분에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가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은 외국인들 눈으로 보기에 한참 못미더운 수준이다. 특히 2월말 정부가 구조조정의 틀을 완료했다고 선언한 이후 외국투자가들은 이미 한국의 구조조정이 실질적으로 미완성인 채 끝났다며 우리경제의 앞날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가 이때를 전후해서 갑자기 줄기 시작한 것은 과연 우연일까.
국내에 있는 많은 외국기업의 임직원들은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소로 노동시장의 유연성문제와 과격시위를 들고 있다. 화염병의 등장과 투자위축의 시기가 일치했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화염병까지 등장하는 시위가 외국자본의 투자마인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사분규 당사자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행동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부설기관(EIU)은 한국의 외자유치 환경이 악화하면서 향후 5년간 연평균 84억달러 정도의 외자유치만 가능할 것으로 예고했는데 이 규모는 금년 우리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연간 150억달러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또 각종 국제투자환경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순위가 낮아지고 있어 상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또 한번의 경제적 어려움이 닥칠지 모른다.
시장에 존재하는 관치의 힘이 여전히 강하고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한 외국인들의 호응을 얻기는 어렵다. 정부가 공정하고 투명한 정책집행을 할 때에만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외국인 투자는 증가할 것이다. 투자유치를 위해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본가들에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