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한국계 日벤처기업 고의부도 '파문'

  • 입력 2001년 5월 7일 18시 37분


올해 초 일본에서 ‘한국출신의 무서운 벤처기업인’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인텔리전트 신에이의 원영득(元榮得·일본명 가미오 에이치·37)사장이 최근 부도를 내고 외국으로 달아나 한국 정보기술관련 업체들의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해졌다. 원사장은 부도를 내기 전 한국 국회의원 등을 초청해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갖기도 해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고의로 부도를 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97년 10월 사업을 시작한 인텔리전트 신에이는 3년 만에 선불식 국제전화카드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으며 올해 초 휴대전화 임대서비스, 인터넷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종합정보통신회사로 탈바꿈했다. 원사장은 올 1월 중순에는 ‘재일 외국인이 만드는 신시장’이라는 책을 내고 1300만엔을 들여 성대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한국 고위관리가 축전을 보냈으며 한국의 강모 의원과 정모 전의원이 참석해 원사장을 ‘촉망받는 벤처기업인’이라고 극찬했다.

원사장은 이 무렵부터 전화카드 대리점을 통해 국제전화카드 가입자 확대에 적극 나서는 한편 거액의 사채를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올 9월 증시 상장 계획을 퍼뜨리며 교포와 거래처 관계자들에게 주식을 주당 30만∼50만엔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원사장 회사의 부도로 일본의 전화회사인 NTT와 IDC, 전화카드 대리점과 일반 소비자 등이 50억엔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도쿄의 벤처기업가 김모씨는 “인텔리전트 신에이의 부도로 일본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정보기술 관련 기업 모두의 신용이 크게 떨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