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시공사가 <라면짱> 완결편인 17권을 출간해 대원의 <라면 요리왕>과 정면 대결하고 있고 학산문화사가 <아빠는 요리사 64>와 <대사각하의 요리사 9>를 곧 출간할 예정이어서 요리 만화 출간 붐이 일것으로 보인다.
이미 1, 2부까지 완간된 <미스터 초밥왕>이 국내에 '요리만화'의 붐을 일으켰다면 줄지어 출간되고 있는 나머지 작품들은 더 다양한 소재와 인물 설정으로 그 자리를 확실히 구축하고 있는 셈.
하나사키 아키라의 <맛의 달인>은 '동서신문사' 문화부기자인 지로와 유우코가 최고의 '완벽한' 메뉴를 찾아 맛의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 요리에 대한 단순 소개 수준을 넘어 요리에 얽힌 다양한 인간사를 담은 만화다. 일식 말고도 이태리 프랑스, 한국음식의 조리법과 음식을 소개하고 있어 음식문화의 지침서라 할 만하다. 소개되는 요리만도 200여가지.
토치 유에마의 <아빠는 요리사>는 고단샤의 성인지 '모닝'에 연재중인 작품으로 매회 하나의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요리를 만들고 맛보는 과정에서 가족, 친구, 이웃 간의 정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가족만화이기도 하다. 요리만화들이 팀별로 요리 대결을 펼치는 데 반해 이 작품은 요리 자체보다는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베트남주재 일본 대사관저의 요리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독특하다. 요리 중심의 스토리, 등장인물들간의 갈등 외에도 외교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라면짱>은 짧은 역사에도 대표적인 요리로 부각된 라면을 소재로 삼은 요리사들 이야기. 아버지가 라면집을 운영하는 폭주족 리더 요시츠네가 유명한 라면 요리사가 된다는 내용.
<라면요리왕>의 원제목은 <라면 발견전>. 면, 국물, 고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을 때만 일품요리가 될 수 있다는 '일본식 라면'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일본 전통 라면인 '미소라면' '소유라면'을 만드는 매뉴얼이 제시돼 흥미롭다.
대원 씨아이의 장재용 팀장은 "단순히 요리를 소재로 했다고 해서 전문 요리만화가 될 수는 없다"며 "일본의 요리만화가 폭넓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식재료와 요리법에 대한 철저한 취재가 뒷받침되고 또 그만큼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