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국민·주택 합병은행, 은행부문 회복 주도할 것…FT

  • 입력 2001년 5월 8일 16시 12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지난 97년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중인 한국 은행부문의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두 은행이 모두 엄청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재벌기업들에 대출을 제공하기보다는 소매시장에 집중한 덕분에 금융위기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기업 대출로 인한 금융권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두 은행은 올해 첫분기에 4690억원의 순이익을 낼 정도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재무건정성이 높기 때문에 합병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최대의 소매대출은행인 국민은행과 최대의 부동산대출은행인 주택은행이 합병하면 163조원의 자산을 가진 대형은행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합병은행은 골드만삭스, ING등의 외국 투자를 이용한 투자사업과 보험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문은 그러나 합병은행이 몇 가지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중 하나는 합병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절반 이상을 기업대출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의 경기둔화가 이어질 경우 부실채권문제를 야기해 수익전망을 어둡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기업문화를 가진 은행이 결합해 탄생한 새로운 은행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점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애널리스트들이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주택은행장 중 누가 합병은행의 행장이 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며 "규모가 좀더 큰 국민은행의 행장이 합병은행 행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주택은행보다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크레디 리요네 아시아의 연구책임자인 데이비드 김은 "국민은행이 새로운 은행의 경영을 독점하게 된다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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