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승부를 좌우할 양팀의 간판 선수는 단연 고종수(수원)와 마니치(부산). 그러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비마다 팀에 중요한 승리를 안긴 두 재간둥이가 있다.
수원의 ‘러시아 용병’ 데니스(24)와 부산의 ‘꺽다리 골잡이’ 우성용(28).
그동안 ‘해결사’로 명성을 떨쳤던 데니스는 이번 대회 수원 결승 진출의 일등 공신이다. 데니스는 지난달 15일 포항전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2골을 기록해 개막 후 내리 3연패를 당했던 팀을 부활시켰다. 데니스는 이어 전남전에서 또 다시 프리킥 역전 결승골을 기록해 수원이 파죽의 5연승을 달리는 데 기폭제가 됐다.
우성용은 ‘역전의 명수’ 부산 재건의 중심축. 부산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뒷심이 달려 다 잡은 승리를 놓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 들어 예선리그에서 거둔 6승 중 5승을 짜릿한 역전극으로 장식하며 뚝심을 과시하고 있다.
총 5골로 현재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우성용은 승부처마다 역전의 발판이 된 동점골이나 재역전 결승골을 기록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데니스와 우성용은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몸놀림이 빠른 데니스가 전후좌우를 가릴 것 없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반면 우성용은 최전방에 듬직하게 버틴 채 감각적인 슈팅을 날린다.
그렇지만 둘은 공통점도 많다. 일단 둘은 상대 수비수에게 부담스러운 존재.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데니스는 탱크 같은 돌파력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일거에 휘젓고 1m92의 우성용은 장신을 이용한 공중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머리가 좋은 것도 닮은 점. 데니스가 입단 동기인 고종수 및 산드로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지능형이라면 우성용은 마니치가 만들어준 공간을 어김없이 파고들어 상대의 허점을 십분 활용한다. 지난해 각각 허벅지 근육 부상과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 제 몫을 못해냈던 데니스와 우성용. 우승트로피는 누구의 품에 안길까.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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